좋아하진 않지만 오래 쓰고 싶어서

설거지 브러쉬 - 레데커, 켈러 비교

오늘_* 2022. 12. 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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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로 만든 
설거지 브러쉬를
이리저리 교체해가면
6년간 사용해 본 이야기

 

 

 

독일 장인이 만든 브러쉬 전문 브랜드

-켈러와 레데커


 

켈러와 레데커는 모두

독일에서 만들어진 브러쉬 브랜드이다.

켈러는 150년, 레데커는 8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둘 다 가능한 한 자연에서 유래된

재료를 사용하려 노력한다.

 켈러 공장의 경우 현재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서 무려 60%의

에너지 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있고,

폐기물 제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두 브랜드 다 온갖 일에 특화된

브러쉬를 만들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종류의 브러쉬가 있다.

같은 일을 하는 브러쉬라도 각 브랜드의

철학에 따라서 디자인이 다른데

이것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나도 몇 가지 브러쉬를 가지고 있는데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한 브러쉬는 

설거지용 브러쉬이다.

레데커를 3년쯤 쓰고, 켈러를 또 3년쯤 썼다.

개인적으로 디자인은 레데커가 좋았는데

사용감은 켈러가 좀 더 편했다.

 

 

 

 

 

 설거지 브러쉬 - 레데커

디쉬브러쉬 소프트 / 하드


레데커는 소프트 타입과 하드타입

두 가지의 디쉬 브러쉬가 있다.

(좌) 소프트 / (우) 하드

소프트타입의 경우 말 털로 만들어졌고

하드타입은 식물섬유인

탐피코 섬유로 만들어졌다.

 

*탐피코 섬유: 주로 아가베와 유카에서 얻은

단단한 식물 섬유 (관련 내용은 아래 ↓)

 

Ixtle - Wikipedia

Plant fiber from Mexican species of agave and yucca Tuft of Ixtle fiber and metal staple from a brush Ixtle, also known by the trade name Tampico fiber, is a stiff plant fiber obtained from a number of Mexican plants, chiefly species of Agave and Yucca.[1]

en.wikipedia.org

 

설거지하는 그릇의 종류에 따라서

코팅 팬은 소프트 타입을 썼고 

그 외 일반 그릇은 전부 하드타입을 사용했다.

 

그런데 소프트 타입은 빠르게 잘 망가졌다.

주로 브러쉬의 가운데가 함몰되며 뭉개졌다.

그래서 결국 하드타입만 이용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하드라고 해서 또 엄청

대단하게 강한 것은 아니어서 힘 조절만

적절히 하면 코팅 팬도 문제가 없었다.

 

 

 

 

 

설거지 브러쉬 - 켈러

켈러 역시 검은색인 말 털과

섬유질로 만들어진 브러쉬가 있다.

 

나는 앞서 3년을 레데커의 하드타입을

사용했기 때문에 켈러 역시 섬유질을 선택했고

처음 살 때 미리 교체용 헤드를 

여러 개 함께 주문했었다.

 

 

 

 

 

켈러와 레데커의 차이점

우선 켈러와 레데커와의 차이점에는

헤드와 손잡이의 각도가 있다.

레데커보다 켈러가 헤드가 좀 더 꺾여있어서

사용하기 편한 느낌이 있다.

또 손잡이가 켈러가 더 길다.

손잡이 길이가 무슨 상관인가 싶었는데

막상 사용해보니 조금 더 긴 쪽이

힘이 덜 들기도 하고 컵이나 병을 씻을 때

훨씬 편리했다.

(위) 켈러 / (아래) 레데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헤드와 손잡이를 연결하는 방식이 다르고

윗부분 고리가 연결되어 있는 방식도 다르다.

 

 

동그라미 표시된 고리 부분이

켈러는 양 옆에 구멍이 뚫려서 걸려있지만

레데커는 저게 그냥 몸통에 끼워 넣어져 있다.

그래서 사용하다 보면 이 고리 자체가 자주 빠진다.

 

가장 중요한 헤드와 손잡이의 연결 방식

켈러는 체크 표시된 부분이 빠지는 형태이고

레데커는 체크표시된 철사 부분이

열리는 형태이다. 때문에 사용하다가 나무가

뒤틀리게 되면 교체하는 것이 좀 어렵다.

 

또 철사가 열리는 타입이면 손잡이와 헤드의

연결부위가 꽉 잘 잡아줘야 하는데,

여기도 나무에 구멍을 내고 철사가 그냥

끼워져 있는 거라 잘 빠지게 된다.

레데커는 이렇게 헤드에 두 군데의 문제가

생기는데 이 차이점 때문에 켈러의

손잡이 교체주기가 레데커보다 훨씬 길었다.

 

 

 

 

 

그래서 지금은..

나무로 된 설거지 브러쉬의 단점


설거지 브러쉬의 특성상

오래 사용하다 보면 나무가 물에

불었다 말랐다를 반복하면서

뒤틀리거나 금이 가기도 하고 

그 때문에 헤드와 손잡이를 연결하는

부분이 자주 빠진다.

 

빠지는 것을 계속 끼워 넣다 보면

구멍이 넓어져서 결국은 아예 헤드를

체결하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온다. 

그러면 이번에는 손잡이를 교체해야 한다.

구멍이 넓어서 헤드 연결 철사가 그냥 빠진다.

그리고 나는 설거지할 때 고체비누를 쓰는데

아주 뜨거운 물을 쓰지 않으면

미처 씻겨나가지 못한 비누 덩어리가

모 사이 바닥 나무에 엉겨 붙어있기 일쑤였다.

 

모는 멀쩡하지만 나무가 뒤틀리고 안쪽이 지저분하다.

 

이걸 처음 사용할 때에는

모가 촘촘하니까 거품도 잘 나고 훨씬 

좋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현실은 모가 촘촘하기 때문에

안에 이물질이 많이 끼게 되고

나무에 까맣게 곰팡이도 생기는 등

불편한 게 훨씬 더 컸다.

 

 

이렇게 6년을 헤드를 교체하거나

손잡이를 교체하면서 사용해왔다.

조금이라도 오래 써보려고 손잡이 부분에

오일을 발라보기도 했다.

(큰 효과는 없었다.)

 

지금 쓰고 있는 켈러의 손잡이 교체 시기가

왔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무로 만든 것은 분명 친환경적이다.

그런데 물이 마를 날이 없는 설거지용 도구를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계속 교체하고 버리며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 말할 수 있는 건가.

 

자연적인 거라 좋다고 광고하는 천연화장품이나

계속해서 교체해야 하는 샤워기 필터가 생각났다.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장점은

있으나 버리게 되는 것도 분명히 많다.

 

어떤 방법이 좋은 것인지 판단하는 것은

개인의 생각에 달렸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자주 교체하게 되는 나 같은 사람은

나무로 되어있는 브러쉬는 쓰지 않는 것이

진짜로 환경을 위한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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