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와인이 비싼 이유 - 와인은 진짜 세금 때문에 비싼 것일까

오늘_* 2023. 2. 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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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사가 주장하는 세금의 진실과
한국의 복잡한 유통구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인을
적당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방법. 

 

왜 우리는 더 비싸게 구입할 수 밖에 없을까

와인 가격의 진실


와인을 즐겨 마시기 시작한 이래 단 한 번도

이 질문을 하지 않은 적이 없다.

"왜 비쌀까?"

"왜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유독 더 비쌀까?"

"더 싸게 구입할 수는 없을까?"

 

OECD국가 중 가장 비싼 와인물가 순위에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에 이어 당당히 

3위에 자리한 대한민국 와인 물가를 보면

'차라리 와인을 마시지 말까..?' 하는

속마음도 생기곤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샐지도 모르겠지만

와인 업계의 폭리와 돈잔치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대안이 없다.

차라리 모르고 마시는 게 속 편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알고는 마시자. 왜 비싼 것인지.

우리는 왜 비싼 값에 와인을 마셔야 하는지.

 

 

 

 

 

수입사가 주장하는 세금은 사실일까?

수입사의 주장- 세금 46.2%, 68.245%


세금 46.2%, 68.245%. 이 숫자는 

수입사, 유통사에서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주장해 온 내용인데 이 주장에는 함정이 있다.

최종 소비자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과

유통사들의 마진을 비교해 보면 그들의

'세금 때문'이라는 주장은 눈속임에

가깝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관세 : 15%>

우리나라는 와인 수입가격과

항구 도착운임(CIF)을 더한 금액의

15%를 관세로 부과하고 있다.

FTA협정이 맺어져 있는 유럽, 미국, 호주 등은

당연히 면세이고 개인 직구의 경우 과세총액이

150$가 넘지 않으며 부가세까지 모두 면세이다.

 

<주세 : 30%>

관세까지 적용한 금액의 30%이다.

 

<교육세 : 10%>

주세액의 10%이다. 따라서 주세와 교육세를

묶어서 33%로 봐도 무방하다.

 

<부가세 : 10%>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재화와 용역의 거래에는

10%의 부가세가 붙는다. 이는 특별하지도 않고

누구와 비교할 필요도 없고, 대기업이든

소기업이든, 개인사업자든

누구에게나 고정된 동일한 세금이다.

당연히 소비자들도 물건을 구매할 때

부가세 10%를 포함한 금액으로 구매를 한다.

제발 세금 때문에 가격이 높다고 주장을

하더라도, 인간적으로 부가세를 넣지는 말자.

 

 

 

 

FTA 미협정국 와인: {과세총액(1)+관세(15%)} * 주세+교육세(1.33) * 부가세(1.1) = 1.68425

FTA 협정국 와인 : 과세총액(1) * 주세+교육세(1.33) * 부가세(1.1) = 1.462

 

수입사가 주장하는 이 68.245%나

FTA협정국 세금인 46.2%는 사실처럼 보인다.

그런데 누가 소비자 가격이 비싼 이유를

각 명목세율을 [ % 포인트 ]로 더한 다음

세금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말이 안 되는 궤변이다.

 

 

 

1유로에 1350원이라고 가정한 

다음 표를 살펴보자.

한화로 약 2만 원 하는 1유로짜리 와인을 사서

수입해 오면 FTA체결국의 경우 약 7 만원,

FTA미체결국의 경우 약 7만 4천 원의

소비자가격이 나온다. 마진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한국 와인업계 평균으로 적용했고

수수료는 계산 편의상 생략할까 하다가

세금이 많아 비싸다는 수입사와 유통사의

논리가 우스워서 일부러 넣었다.

 

FTA적용국에서 수입하는 와인은

소비자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9%이고, FTA미적용 국가에서 수입한

와인의 경우 15% 정도로 나온다.

그들이 그토록 함께하고 싶은 부가세도

포함시켜 보면 각각 18%, 24%가 나온다.

이쯤 되면 당연히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명목세율을 [ % 포인트 ]로 그냥 더해서

세금 핑계를 대 왔다고? 놀랍게도 맞다.

그들은 항상 그래왔다.

 

 

 

 

 

 

한국의 복잡한 유통구조

 이런 가격을 만드는데 최적화된 조건


당연하게도 한국의 복잡한 유통구조는

이런 가격을 만드는데 최적의 조건이다.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와인을 싸게 팔면 공급을 끊어버리겠다."

라는 한 와인 수입사가 중간 유통업체에게 보낸

문건을 입수하고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

재판매가격 유지행위와 관련하여

조사한 적이 있다. 물론 '회사의 승인 없이

영업사원이 단독으로 벌인 일탈행위'

라는 수입사 측의 변명은 한국에서

워낙 익숙한 변명이다.

 

한국에도 많은 와인 수입사가 있다.

특히 대형마트들이 와인에서 나는 돈냄새를

맡은 뒤로는 직접 수입사를 만들어 들여오고 있다.

적어도 대형마트가 직접 수입해서 들여오는 와인은

수입사 > 도매사 > 소매사로 이어지는 유통과정 중

수입사 > 소매사로 한 단계가 없어졌으니

저렴해질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1만 원 전후의 몇몇 와인만 그렇게 팔 뿐이다.

(최종가 1만 원 와인이 현지에서 얼마일지는

차라리 모르고 싶다.)

 

대형마트는 '장터' 혹은 비슷한 이름으로

상/하반기 정기 세일을 한다. 그리고 장터와

장터 사이엔 '돌아가며' 몇몇 와인을 할인해서

판다. 물론 '돌아가며' 와인 유통업자에게 

할인을 강요하는 것이다.

"할인을 해주면 소비자에게 좋은 것 아니냐?"

라고 반문할 수 있다. 맞다. 그런데

중요한 건 금액이 아니고, 할인율로 속인다.

 

대형마트인 L마트의 경우 전 세계에서 최고의

와인 할인율울 자랑한다. 할인율로는 전세계

No.1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10만 원, 20만 원짜리 와인이 할인해서 

막 2만 원, 3만 원이 된다. 그래서 할인된 

최종 가격이 싼가? 지금 만약 L마트에서

할인한다는 문자를 보고 할인율에 혹해서

구매한 와인이 있다면 그 와인이 세계적으로

평균 얼마에 팔리고 있고 나는 얼마에 샀는지

확인을 해 보면 된다.

 

와인 유통업체들은 이런 대형마트들의

할인을 염두에 두고 최종소비자가격을 

애초에 높게 정한다. 그 와중에 비비노나

와인서쳐에서 한국인들이 즐겨보는

미국 포함 몇몇 국가들의 가격이 

얼마로 형성되어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서

그것보다 얼마 정도 높게 받아야 시장 저항이

없는지도 면밀하게 분석한다.

 

또한 돌아가며 할인을 하기 때문에 동일한

와인이더라도 A사가 할인하는 와인은

만 원이고, B사가 할인하는 와인은 만 2천 원인

촌극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각기 다른 와인 두 병을

한 묶음으로 판매해서 소비자가 정확한

할인율을 알 수 없게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수입사의 너무나도 감사한 가격통제

덕분에 저렴하게 팔아서 업계에서 혼자 

치고 나가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눈 밖에 나면

공급을 받지 못해 내가 직접 와인 수입을 해야 할

판국에 몰린다. 누구 하나 어쩔 수 없는

유통구조 속에 소비자들만 봉이 되었고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한 결과처럼 

수입사 평균 30%, 도매사 평균 20%,

소매사 평균 30%의 높은 마진으로

그들은 서로 윈윈이 되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 가격에 구매하는 것일까?

답이 없다는 걸 인정하고 이렇게 구매하자


현재로서는 착하고 열일하는 기업이 나오기를 

바라는 수밖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

그런데 와인은 마시고 싶으니 

최대한 똑똑하게 구매해 보자.

 

와인서쳐에서 미국$ 검색 가격에 1.7을 곱한

가격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제 값을

다 준 와인 가격이라고 기준선을 세우자.

 

소비자가가 검색한 가격에 1.7을 곱한 가격이면

한국에서는 엄청 할인한 거라고 아무리 홍보해도

그건 그냥 제값이다. 애초에 지갑에 여유가 있는

분들이라면 1.8 정도 곱한 가격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을 것이다.

만약 소비자가격이 1.6이나 1.5를 곱한 가격이

나온다면 그게 한국에서 할인을 해준 가격인데

싸다고 1.5 가격을 무조건 구입하지도 말자.

어떤 식으로든 뭔가 이슈가 있는 와인일 수 있다.

(특별한 이슈가 아니라면 한국의 위대한 

수입사, 유통사들은 특정수치 이하로 

손해를 감수하며 할인해주지 않는다.)

 

직구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다양한 와인 직구 사이트가 있으니

그 사이트들을 이용하면 좋다.

가끔 라벨이나 코르크 등이 손상된 와인을 매우 

저렴하게 파는 경우도 있으니 와인을 많이,

자주 마신다면 직구도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환율을 생각해야 하고

배대지에 익숙해야 하며 항공배송이기 때문에

기압차로 코르크가 살짝 나오는 경우가

있으니 후기 등을 잘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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